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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드리븐 경영으로 승승장구-‘돌핀의 부활’ ‘로켓배송’ 이끈 빅데이터 광고·콘텐츠·프롭테크 시장서도 각광

by 제임스 게이트 더블린 2021.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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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 직원식당은 외지인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로 꼽힌다. ‘구글의 가장 큰 복지는 식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전 세계 양질의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이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 9600명의 식비로 쓰는 돈은 한 해 7200만달러(약 850억원). 한 사람이 매일 30달러어치 음식을 먹는다는 얘기다. 이것이 10년 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식비에 쓰는 돈이 훨씬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고민도 커졌다. 밥값 때문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 때문이다. 주문한 식재료의 약 5~10%가 그대로 버려질 정도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이 꺼내든 무기는 ‘데이터’다.

구글은 2014년부터 린패스(Leanpath)라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스마트 저울을 도입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배추 1.4㎏을 1년 동안 매일 버리면 돈으로 환산했을 때 175달러, 물로 환산했을 때 2625ℓ, 석유로 환산했을 때 96ℓ’ 이런 식이다. 직원들의 음식 낭비가 심한 구내식당에는 식기 반납하는 곳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스마트 저울 도입 이후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직원식당에서만 5년간 총 272만㎏ 규모의 식재료가 절약됐다. 그야말로 ‘구글다운’ 쓰레기 문제 해법이다.

구글, 아마존, 넷플리스, 오카도…. 글로벌 톱기업들에 데이터는 곧 경쟁력이다.

국내에도 데이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과거 데이터 활용이 매출이나 고객을 분석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게 확장되는 중이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앞의 구글 사례처럼 비용 최소화나 리스크 관리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한다.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는 여전히 빅데이터 활용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영역이다.

데이터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데이터 드리븐 경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차별화된 데이터 활용

▷발상 전환으로 생산성 향상

최근 데이터 드리븐 경영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다르게 보기’다. 남들과는 다른, 뻔하지 않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때 의외의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2015년 MIT 지원금을 받아 창업한 일기예보 스타트업 ‘클리마셀’이 대표적이다.

일기예보는 어떻게 이뤄질까. 먼저 날씨 위성, 레이더, 기상관측소에서 기압·기온·바람·습도 등 다양한 정보를 관측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공식에 대입해 슈퍼컴퓨터로 돌려 날씨를 예측한다. 기존 일기예보 기업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클리마셀은 발상을 전환했다. 제한된 날씨 관측 데이터 자체를 획기적으로 늘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클리마셀은 각국 통신회사로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각종 IoT(사물인터넷) 기기들이 기지국과 통신하는 전파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다. 스마트폰 전파가 기지국으로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전달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은 날씨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런 전파 데이터를 분석하면 거꾸로 날씨를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클리마셀은 전 세계적으로 5억개가 넘는 기기의 전파를 날씨 관측 데이터로 활용한다. 그 결과 날씨 예측 정확도는 종전 업체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한때 국내 전자시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돌핀’의 부활도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성공 사례다. 돌핀의 온라인 총판권을 확보한 국내 1위 시계 e커머스 업체 타임메카는 2~3년 전부터 카시오 전자시계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에 주목했다. 전자시계 마케팅 확대 정도로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변화였지만 서대규 타임메카 대표는 여기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 서 대표는 “지난해 거래액 500억원대를 기록했는데 최근 뜨는 시계 상당수가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였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 이런 공식을 따를 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살펴봤더니 돌핀이 눈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길로 서대규 대표는 돌핀 전자시계를 옛 원형은 유지하되 기능을 조금 더 강화하고 포장을 세련되게 바꿔 올 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목표금액보다 무려 1612% 초과 달성했다. 워낙 인기가 뜨거워 와디즈 2차 펀딩을 진행했는데 역시 초과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결국 돌핀 전자시계는 타임메카에서 상시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 월 2000개 이상 판매될 정도로 효자상품이 됐다.

오재인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빅데이터학회장)는 “데이터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이면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읽어 내는 것이 능력이다. 해석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점에서 데이터는 가장 파란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경영자라면 데이터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도 데이터가 효자

▷가치평가·사업성 검토를 AI가 척척

최근 주목받는 프롭테크 업계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부동산 스타트업 빅밸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동안 객관적인 시세 평가에서 벗어나 있던 단독·다세대주택의 시세 평가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1월 서울·경기·인천·부산 지역 빌라 등 도시형 주택 248만가구에 대한 부동산 정보와 시세 판매 서비스를 상용화했는데 짧으면 3시간, 길게는 3일까지 걸리던 부동산 시세 평가 작업이 0.01초면 가능해졌다. 올해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 나홀로 아파트 56만가구와 단독주택 377만가구, 27만개 공장과 122만개 집합상가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빅밸류의 시세 정보를 눈여겨본 금융권에서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신한은행, 대구은행, SBI저축은행 등 매년 정기적으로 담보가치 평가를 해야 하는 은행들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P2P 금융기업 어니스트펀드와는 부동산 가치평가를 통한 대출 심사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건축가 출신 조성현 대표가 만든 스페이스워크는 ‘인공지능(AI) 부동산 솔루션 회사’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고 최적화된 개발 방식을 제공한다. 국내 부동산 개발 시장은 ‘법을 다 지키다 건물을 못 짓거나 법규 한두 개쯤은 위반하고 그냥 짓거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규제로 얽혀 있다. 건축을 통제하는 법만 23가지에 건축법은 1년에도 몇 번씩 바뀌기 일쑤다. 공지 기간도 7일 내외로 짧아 전문가라 해도 자칫 잘못하면 변경된 규제를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이에 조성현 대표는 개인도 투자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랜드북’ 서비스를 만들었다. 토지 데이터, 건축물대장, 인허가 정보, 실거래가 등 공공 데이터에 등기부등본, 건축·도시 법규, 도시계획 변동 공고는 물론 사용자의 예상 토지가까지 빅데이터로 모아 가치를 평가하는 엔진이다. 검색창에 지번을 입력하면 그 토지를 분석해 토지 시세, 최대 용적률과 개발 후 추정 수익까지 보여준다.

랜드북 서비스를 활용해 지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테트리스 하우스는 대지가 112㎡인 아주 작은 땅이지만 연 12%까지 수익이 났다. 통상 5~6%에 머무는 임대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다. 조성현 대표는 “땅을 잘 샀고 용적률을 극대화한 설계로 미적 요소를 버리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랜드북을 활용하면 공간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워크는 SH가 주도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적용, 지난해에만 54건을 분석했고, 2019년 5월까지 누적 120건의 주민 사업 상담에 랜드북 가로주택을 활용 중이다. 이 외에도 경기도시공사, 인천도시공사, 시흥시도시재생지원센터 등 공공기관, 민간 건설사는 물론 건축사무소 등 다양한 곳에서 유료로 활용하면서 점차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비용 절감·리스크 관리 일등공신

▷데이터 쌓일수록 위기관리 효과 쏠쏠

빅데이터는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위기를 미리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 빅데이터센터가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기업 위험 예측 모형’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사례로 꼽힌다. 이 모형은 상장폐지 또는 관리 종목, 투자주의 환기 종목 등을 예상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을 정상·주의·위험군으로 분류해 투자 대상 기업의 사전·사후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한다.

유상증자, 최대 주주 변경, 불성실 공시 등 그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공시 정보를 지표화해 예측 모형에 반영한 것이 특징. 500여개에 이르는 각종 경제·산업 정보를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개별 기업의 위험도를 정교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실제 모형 시뮬레이션 결과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악화 기업에 대해 사전에 위험기업으로 인지하고 있었거나 위험량 증가가 감지된 기업이 85%로 측정됐다. 극단의 위험성향을 보이는 기업은 3년 전부터 위험량 증가 패턴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재구 신한금융투자 빅데이터센터장은 “기업 변화를 미리 인식하고 부실 징후를 패턴화할 수 있게 됐다. 리테일 신용 서비스 종목이나 투자자산의 신용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인 추천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채용 과정의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기존 서비스에서 축적된 채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채용을 시작하고 공고를 등록해 첫 번째 지원서를 받는 데까지 평균 2주 정도 시간이 걸렸다. 1명의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평균 10명 정도의 지원서를 검토해야 했다. 채용에 들어가는 기업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원티드랩이 출시한 ‘매치업’ 서비스는 미리 후보자들이 이력서를 등록해놓고 기업이 직접 검색해서 제안을 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채용 시작 즉시 후보자 이력서 검토를 진행할 수 있다. 업력이 2년 정도 쌓이면서 기업 고객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헤드헌터보다 저렴한 수수료도 원티드랩의 강점이다. 통상 헤드헌팅 비용은 합격자 연봉의 15~20%인데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용을 줄인 원티드랩은 7%만 가져간다. 최근에는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할 때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더 끌어올렸다. 채용 매칭 데이터가 50만건이 넘어서면서 인공지능의 정확도가 대폭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이 눈에 띈다. 지난 2014년 시작한 빅데이터 활용 방안 연구 프로젝트인 ‘콜럼버스 프로젝트’가 주인공이다. 위기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게이머를 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시스템은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를 비롯한 주요 게임에 도입됐다. 김동현 넷마블 상무는 “기존 방식에 비해 불법 사용자 탐지율이 최대 10배 높아졌다. 사람이 일일이 잡아내는 것보다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크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도 데이터 드리븐 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쿠팡은 재고관리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쿠팡 물류센터는 같은 제품을 한곳에 몰아놓지 않고 소량을 곳곳에 배치하는 ‘랜덤 스토’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품 보관 위치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해지는데 주문이 들어오면 출고 담당 직원에게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진열대를 알려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치약과 샴푸 주문이 들어온다면 일반적인 물류센터 출고 담당자는 치약과 샴푸가 있는 공간으로 각각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두 제품이 곳곳에 보관돼 있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랜덤 스토 방식은 쿠팡의 로켓배송(당일배송)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다.

 

▶맞춤형 서비스로 ‘취향 저격’

▷아마존 광고 구매 전환율 10%의 비밀

고객 취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는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읽어내야 하는 광고·유통업계에서는 빅데이터 활용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반적인 이커머스의 평균 광고 구매 전환율이 1.33%에 불과한 데 반해 아마존은 10%에 육박한다. 프라임 회원은 이보다 20~30%포인트 더 높다. 가장 큰 차이는 데이터 활용이다. 아마존은 물건을 사지 않아도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고객의 모든 행위를 데이터로 수집한다. 각 고객별로 어떤 단어로 검색했는지, 어떤 상품을 얼마나 오래 봤는지, 장바구니에 담았다 뺀 상품은 무엇인지 등 무서울 정도다.

아마존은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대상 고객과 비용, 배치, 세부 사항 등을 정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한다.

국내 광고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고객 맞춤형 광고 플랫폼 카카오모먼트는 카카오톡, 다음, 카카오T, 멜론,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광고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한다. 예를 들어 직장인 여성이 주요 고객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광고주라면 의류 쇼핑 플랫폼인 카카오스타일을 이용하는 30대 이상 여성에게 광고가 노출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의류 쇼핑몰 미스할인은 카카오모먼트를 통해 주요 목표 고객층인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광고를 진행해 6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50만건을 기록하는 효과를 봤다.

CJ ENM 자회사 메조미디어도 빅데이터로 광고 효율성을 끌어올린 사례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관리 플랫폼 ‘데이터맥스’를 통해 날짜, 시간대, 브라우저 종류, 지역, 기기 종류 등 다양한 항목을 분석한 뒤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1차로 광고를 해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보니 ‘토요일 오전 11시 크롬을 이용하는 서울시 거주자가 가장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결론이 나오면 여기에 맞춰 광고를 내보내는 식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일동제약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지큐랩’은 이전에 비해 클릭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NHN페이코는 지난해 3월부터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환 가능성 높은 이용자를 타기팅해 쿠폰을 노출시키는 ‘맞춤쿠폰’ 서비스로 재미를 보고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며 광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 높은 광고 효율성은 수치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투자한 광고비 대비 광고주가 얻는 매출을 의미하는 ROAS(광고수익률)가 시장 평균보다 월등히 높았다. 패션·뷰티·식품 업종 페이코 평균 ROAS는 1228·1037·850%. 시장 평균 ROAS가 각각 400~600·400·500%인 것을 감안하면 페이코 ROAS는 많게는 약 3배까지도 높은 수치다. 이런 서비스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회사 NHN ACE를 자회사로 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NHN ACE가 보유한 데이터 관리 플랫폼 ‘에이스 디엠피(ACE DMP)’는 양질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분석한다. 국내 최대 규모인 1억6000만개 이상의 오디언스 데이터를 분석해 특성별로 분류한다. 가령 육아를 하며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여성, 캠핑을 좋아하고 기혼인 남성 등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입자가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이를 분석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기능은 왓챠플레이 최고 강점으로 꼽힌다. 5억개가 넘는 별점 데이터를 토대로 한 추천은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박태훈 왓챠플레이 대표는 “이용자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들여다보니 개봉한 지 5년 이상 된 작품을 보는 회원이 56%나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개봉 후 5년이 넘은 작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권을 확보할 수 있다. 최신작은 아니지만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를 들여와 비용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제2019호 (2019.07.31~2019.08.06일자)
작성자 : 박수호·류지민·김기진 기자, 박영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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